나는 생존자다: 끝나지 않은 비극의 목소리를 담다
평온한 하루를 흔드는 강렬한 메시지가 있습니다. 바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<나는 생존자다>입니다. 이 작품은 단지 과거의 사건을 되짚는 기록이 아닙니다. JMS, 형제복지원, 지존파,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등 대한민국이 겪은 네 개의 참혹한 사건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증언을 통해, 사회가 되풀이해서는 안 될 비극의 잔상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습니다.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조성현 PD는 “이 이야기들은 단순히 과거가 아니라, 여전히 진행 중인 경고”라고 강조했습니다. 이 전에 <나는 신이다> 제작진들이 참여하였고, 후속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. <나는 신이다> 그리고 그 후 뒷 이야기들을 숨김없이 파격적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.
잊혀지지 않을 증언
‘나는 신이다’가 가해자 중심이었다면, 이번 <나는 생존자다>는 생존자들의 목소리에 방점을 찍습니다. JMS 피해자, 형제복지원 생존자, 지존파 사건의 희생자,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생존자까지 네 사건, 총 8개의 에피소드가 그들의 목소리로 이어집니다. 조 PD는 “이 증언자들은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, 지옥에서 생존한 사람들”이라며, 그들이 들려주는 증언이 곧 역사를 마주하는 존중의 방식이라고 전했습니다. 대본 없는 진짜 증언들이 이어질 때, 시청자들은 가슴 깊이 무언가가 울리는 감정을 느끼게 되겠죠.
제작 과정에 담긴 용기와 희생
이 다큐는 단순한 기록이 아닙니다. 제작 과정에서 제작진과 가족의 신변도 위협받는 현실이 있었는데요. 조 PD는 제작 발표회에서, “아내에게 제작 사실을 알리지 못했고, 흥신소인 것 같은 사람에게 뒷조사를 받았다”며 가족의 안전을 위해 경찰 신변보호까지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. 뿐만 아니라 JMS 측은 공개 전 방송금지 가처분 소송 3건을 제기하며 외압을 가했지만, 제작진은 “이 이야기는 모두가 알아야 할 일”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. 이처럼 그들의 노고와 용기는 단순한 다큐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.
이 다큐는 개인의 트라우마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. 왜 이런 참혹한 사건이 반복되는지, 구조적 문제를 짚는 사회적 목소리입니다. 조 PD는 “인간의 가치가 낮아질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”고 말했습니다.
형제복지원 사건에서는 피해자들이 “제발 사과 좀 해달라”는 말을 반복했고, 국가와 권력이 사과하는 용기를 갖기를 바랐다고 합니다. 피할 수 있는 과거는 잊어서는 안 됩니다.
<나는 생존자다>는 단순한 다큐에서 끝나지 않습니다. 피해자, 생존자 그리고 제작진이 보여준 용기와 증언의 힘, 이를 통해 되풀이되는 사회적 폭력에 대한 경고 메시지는 우리 사회에 반드시 남겨야 할 역사입니다.
8월 15일 오후 4시 공개 예정인 이 작품은, 우리에게 “잊는다는 것은 또 다른 가해가 될 수 있다”는 숙제를 남깁니다. 부디 많은 이들이 이 디지털 시대의 기록을 통해, 바로 지금도 이어지는 위협들—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낸 목소리들—에 귀 기울이길 바랍니다.